성장판 검사 예상키, 얼마나 정확할까? 성장호르몬을 고민했던 실제 기록

아이 키가 또래보다 작아 보이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신경이 쓰입니다.

저도 아이가 어릴 때 키가 작은 것 같고 워낙 마른 체형이라 처음 성장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부모 키로 계산한 예상키와 손 X-ray 검사 후 들은 예상키가 달랐고, 몇 년 뒤 대학병원과 치과에서 다시 검사를 받아보니 예상 성인키도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성장판 검사를 하면 우리 아이가 최종적으로 몇 cm까지 클지 알 수 있는 것 아닐까?”라고 생각했는데요.

여러 차례 검사를 받아보고 성장호르몬 치료까지 고민하면서 예상키라는 숫자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습니다.

2020년 첫 성장검사부터 현재 초등학교 5학년이 되기까지 실제 검사기록을 기준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6살 무렵, 처음 받아본 성장검사

2020년 아이가 6살 무렵 처음 함소아를 방문했습니다.

당시 아이가 또래보다 체격이 작고 많이 마른 편이라 한약을 한번 먹여볼까 하는 생각으로 방문했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을 받다 보니 손 X-ray를 촬영해 골연령과 성장 상태를 확인하는 검사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이왕 온 김에 아이의 성장 상태도 한번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성장판 검사나 예상키에 대해 잘 알지 못했습니다.

“부모 키가 이 정도니까 아이도 어느 정도는 크겠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때 처음 받아본 성장검사가 이후 몇 년 동안 예상키와 성장호르몬 치료까지 고민하게 된 시작이 됐습니다.

당시 기록을 다시 찾아보니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 측정 신장 105.4cm
  • 표준신장 106.9cm
  • 측정 체중 15.8kg
  • 표준체중 18.1kg
  • 유전적 예상신장 176cm
  • 18세 예상신장 171.67cm

여기서 처음 알게 된 것이 부모 키를 이용해 아이의 유전적인 목표키를 계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남자아이의 중간부모키(MPH, Mid-Parental Height)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합니다.

(아빠 키 + 엄마 키 + 13cm) ÷ 2

아빠 180cm, 엄마 159cm인 우리 아이의 경우 계산하면 176cm가 나옵니다.

실제로 당시 기록의 유전적 예상신장도 176cm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록에 표시된 18세 예상신장은 171.67cm였습니다.

처음에는 ‘예상키’라고 하면 하나의 숫자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미 이때부터 예상키가 하나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손 X-ray 검사 후 들었던 예상키는 약 168cm

당시 손 X-ray도 촬영했습니다.

아쉽게도 이때 촬영한 X-ray나 결과지는 현재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검사 결과를 설명받으면서 예상 성인키가 약 168cm 정도라고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과지가 남아 있지 않아 정확한 계산방법이나 수치는 다시 확인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 제가 받았던 충격은 아직도 기억납니다.

부모 키를 이용한 유전적 예상신장은 176cm인데 손 X-ray를 찍고 들은 예상키는 160cm대였기 때문입니다.

남자아이의 예상 성인키가 168cm 정도라고 하니 그때부터 이런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혀야 하나?”


2022년, 결국 대학병원까지 찾아갔습니다

한 곳의 검사 결과만 보고 성장호르몬 치료를 결정하기에는 걱정이 됐습니다.

성장 관련 카페에 가입해 다른 부모들의 경험담도 찾아보고 성장호르몬 치료에 관한 글도 많이 읽었습니다.

그러다 제대로 한번 확인해보자는 생각에 2022년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소아청소년과를 방문했습니다.

최근 당시 진료기록을 다시 발급받아 확인해보니 아이는 만 7세 3개월이었습니다.

기록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습니다.

  • 키 122.9cm
  • 체중 22kg
  • 키 약 44.9백분위
  • BMI 14.6
  • MPH 176cm
  • gonad 2mL
  • BA 8yr
  • 예상 성인키 168~170cm

BA는 Bone Age, 즉 골연령을 의미합니다.

당시 실제 나이는 만 7세 3개월이었는데 진료기록에는 골연령이 약 8세로 적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하고 있던 예상키도 실제 기록에 168~170cm라고 남아 있었습니다.

몇 년이 지나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번에 기록을 받아보니 당시 설명을 들었던 숫자와 거의 같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키는 약 44.9백분위였습니다

이번에 진료기록을 다시 보면서 새롭게 눈에 들어온 부분이 있습니다.

당시 아이의 키가 약 44.9백분위였다는 점입니다.

즉 또래 남자아이 중 키가 아주 작은 편에 속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소아의 성장 상태는 현재 키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부모 키와 성장속도, 성장곡선이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함께 평가합니다.

그래서 예상 성인키가 작게 계산됐다는 것과 현재 아이가 의학적으로 저신장이라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대학병원에서는 성장호르몬을 바로 권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학병원에 갈 때만 해도 예상키가 168~170cm 정도라면 성장호르몬 치료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진료에서는 아이가 성장호르몬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상태는 아니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병원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에 관한 안내책자도 받았습니다.

치료 방법을 알아볼수록 고민은 더 많아졌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한두 번 주사를 맞고 끝나는 것이 아니었고, 당시 어린아이였던 아이에게 장기간 꾸준히 주사를 맞혀야 한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꼭 치료해야 하는 상황도 아닌데 몇 cm를 더 키우기 위해 아이에게 주사를 맞히는 것이 부모의 욕심은 아닐까?”

반대로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 치료하지 않았다가 아이가 성인이 된 후 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때 후회하지 않을까?”

키 성장은 치료할 수 있는 시기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니 쉽게 결정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이에게도 직접 물어봤습니다

아이에게도 최대한 쉽게 설명했습니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성장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본인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아이의 대답은 단호하게

“안 맞을래.”

였습니다.

어린아이에게는 미래의 몇 cm보다 당장 맞아야 하는 주사가 더 무서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결국 성장호르몬 치료를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성장카페를 볼수록 오히려 더 헷갈렸습니다

당시 성장 관련 카페에서 정말 많은 경험담을 찾아봤습니다.

예상키보다 훨씬 많이 컸다는 아이도 있었고, 성장호르몬을 맞았지만 기대했던 만큼 크지 않았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성장호르몬 치료 후 예상보다 많이 컸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주변에서도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사례를 몇 번 들었지만 결과는 모두 달랐습니다.

그러다 이런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예상키가 168~170cm라고 나온 아이들을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하면 실제로는 몇 cm가 될까?”

그리고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아이와 받지 않은 아이의 최종 성인키는 실제로 얼마나 차이가 날지도 궁금했습니다.

성장호르몬을 맞으면 최종키가 얼마나 더 클까?

개인의 경험담과 의학적인 연구결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장호르몬 결핍이 확인되지 않은 특발성 저신장 아동을 대상으로 성인키까지 추적한 연구들을 분석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받은 아이들의 성인키가 치료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평균 약 4cm 더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자료 1]

하지만 개인별 치료 반응의 차이는 상당히 컸습니다.

즉 성장호르몬이 성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주사를 맞으면 우리 아이가 정확히 몇 cm 더 큰다”

라고 미리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또 이 연구결과는 특발성 저신장 아동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정상 범위의 키를 가진 모든 아이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수치도 아닙니다.

성장호르몬 치료는 아이의 성장 상태와 원인, 기대할 수 있는 효과와 치료 부담 등을 개별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2024년, 치과에서 다시 손 X-ray를 찍었습니다

2024년에는 성장 문제 때문에 병원을 찾아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치아교정 상담 과정에서 치과에서 손 X-ray를 촬영하고 성장분석을 받게 됐습니다.

💡 당시 치과를 찾았던 이유는 아이의 부정교합 성장교정 때문이었는데요. 실제로 진행한 어린이 부정교합 성장교정 과정과 비용·보험금 청구 후기도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당시 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실제 나이 만 8세 9개월
  • 키 131.2cm
  • 체중 29.1kg
  • 골연령 8세 1개월

골연령이 실제 나이보다 약 8개월 어리게 나온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검사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예상 성인키가 하나가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계산방법예상 성인키
부모 키 기준 MPH176.0cm
TW3174.8 ± 3.8cm
BP-GP179.5cm

같은 아이가 같은 날 촬영한 손 X-ray인데도 TW3 방식은 174.8cm, BP-GP 방식은 179.5cm였습니다.

두 예측값의 차이가 4.7cm나 났습니다.

이 결과를 보고 나니 7세 때 대학병원에서 나온 168~170cm라는 숫자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학병원 예상키가 가장 정확한 것은 아닐까?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전문의가 진료하고 나온 예상키라면 다른 곳보다 실제 최종키에 가장 가까운 숫자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성인키 예측 자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손·손목 X-ray를 이용해 골연령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Greulich-Pyle(GP), Tanner-Whitehouse(TW) 등이 있으며, 평가된 골연령을 바탕으로 성인키를 예측하는 방법에도 여러 방식이 있습니다.

연구에서도 어떤 평가·예측 방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예상 성인키와 실제 성인키 사이의 오차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2]

특히 어린 나이에는 앞으로 남아 있는 성장 변수가 많기 때문에 예측의 불확실성도 더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학병원에서 계산한 예상키 역시 확정된 최종키라기보다는 당시 아이의 키와 골연령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예측값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실제로 우리 아이는 그 후 얼마나 컸을까?

과거 검사결과를 다시 정리하면서 학교와 병원에서 측정했던 키와 체중도 찾아봤습니다.

측정 시기키체중이전 측정 이후 성장속도
2022년 11월122.9cm22kg–
2024년 5월131.2cm29.1kg연환산 약 5.7cm
2025년 9월139.5cm42kg연환산 약 6.2cm
2026년 9월144.9cm47.3kg최근 1년 5.4cm

막연하게 생각할 때는 최근 키가 별로 크지 않고 체중만 많이 늘었다고 느꼈습니다.

그런데 기록을 찾아 실제로 계산해보니 최근 1년 동안에도 5.4cm가 자랐습니다.

2022년 이후에도 대략 연 5~6cm 정도의 성장속도를 이어왔습니다.

소아의 성장 상태를 평가할 때는 현재 키 한 번보다 이렇게 시간에 따른 성장속도와 성장곡선의 변화가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반면 체중은 확실히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2024년 29.1kg에서 2025년 42kg으로 증가했고 현재는 47.3kg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키가 크고 있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최근 체중 증가와 함께 현재 골연령과 사춘기 진행 상태를 다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초5가 된 지금, 다시 대학병원에 가보려는 이유

현재 아이는 초등학교 5학년입니다.

7세 때 대학병원에서는 예상 성인키가 168~170cm였고, 2024년 손 X-ray 분석에서는 방법에 따라 174.8cm와 179.5cm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 사이 아이는 실제로 계속 성장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우리 아이 예상키가 몇 cm인가요?”

라는 질문을 하러 가기보다는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현재 성장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최근 성장속도가 현재 나이에 적절한지
  • 현재 골연령은 실제 나이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 사춘기가 시작됐는지
  • 최근 체중 증가가 성장이나 사춘기 진행과 관련이 있는지
  • 앞으로 남아 있는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 지금 성장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의학적인 이유가 있는지

이번에는 과거 원광대학교 산본병원 진료기록과 2024년 손 X-ray 및 성장분석 결과도 모두 가져가려고 합니다.


예상키 숫자 하나만 보고 결정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처음 168cm라는 예상키를 들었을 때는 그 숫자가 아이의 최종키라고 생각해 정말 많이 걱정했습니다.

하지만 몇 년 동안 실제 성장과 여러 검사결과를 지켜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우리 아이만 해도 부모 키로 계산한 MPH는 176cm였고, 7세 때 대학병원에서는 168~170cm, 2024년에는 같은 날 검사에서도 방법에 따라 174.8cm와 179.5cm라는 서로 다른 예상키가 나왔습니다.

성장판 검사가 의미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골연령과 성장 상태를 확인하고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예상 성인키는 아이의 최종키를 확정하는 숫자가 아니라 현재 정보를 이용해 계산한 예측값이라는 점은 알고 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성장호르몬 치료 역시 예상키 숫자 하나만 보고 결정하기보다는 현재 키와 성장속도, 골연령, 사춘기 진행 상태와 치료가 필요한 원인이 있는지를 함께 확인한 뒤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다시 대학병원 소아내분비에서 성장검사를 받아볼 예정입니다.

그때 현재 골연령과 예상 성인키가 어떻게 나오는지,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해서는 어떤 설명을 듣게 되는지도 다시 기록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이 모두 끝난 뒤에는

어릴 때 받았던 예상키와 실제 최종키가 얼마나 비슷했는지도 이 글에 업데이트해보고 싶습니다.


※ 이 글은 아이의 실제 성장검사와 진료 경험을 기록한 개인적인 후기입니다. 성장호르몬 치료 여부는 아이마다 성장 상태와 원인이 다르므로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판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자료

  1. Deodati A, Cianfarani S. Impact of growth hormone therapy on adult height of children with idiopathic short stature: systematic review. BMJ. 2011;342:c7157.
    → 특발성 저신장 아동의 성장호르몬 치료와 성인키 변화 참고.
    PubMed에서 논문 보기
  2. Roche AF, et al. Longitudinal assessment of hormonal and physical alterations during normal puberty in boys. IV: Predictions of adult height by the Bayley-Pinneau, Roche-Wainer-Thissen, and Tanner-Whitehouse methods compared. Am J Hum Biol. 1997;9:371-380.
    → 정상 남아에서 성인키 예측방법별 오차 및 성숙도에 따른 예측 정확도 참고.
    PubMed에서 논문 보기
  3. Grimberg A, et al. Guidelines for Growth Hormone and Insulin-Like Growth Factor-I Treatment in Children and Adolescents. Horm Res Paediatr. 2016;86:361-397.
    → 소아 성장호르몬 치료 시 개별적인 위험과 이득을 고려해야 한다는 Pediatric Endocrine Society 가이드라인.
    PubMed에서 가이드라인 보기